굽이진 계곡 길을 지나 마침내 산청 대원사 템플스테이에 도착했습니다. 도시의 소음이 사라진 자리에 새소리와 바람 소리가 채워지는 곳. 차 문을 닫는 순간, 현실의 무거운 짐도 잠시 차 안에 두고 내리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대원사에 도착해 짐을 풀고, 스님의 지혜를 빌려 마음을 채우고 잠들기까지의 1일차 여정을 시간 순서대로 기록해 봅니다.
1. 속세의 옷을 벗고, 수련(생활)복으로 갈아입다
대원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사무실(절의 종무소와는 다름)로 향합니다. 이곳에서 예약 확인과 접수를 마치면 린네실로 안내받게 되는데, 여기서 1박 2일 동안 저의 '피부'가 되어줄 수련(생활)복을 지급받습니다.
![[경남 산청] 대원사 템플스테이 숙소(방) 내부 & 스님 차담 체험 솔직 후기](https://blog.kakaocdn.net/dna/bv0kKk/dJMcabvRqxC/AAAAAAAAAAAAAAAAAAAAAGSd1juE33SrUvY-zdeAfT_qH1KzZiWko2Jpm0f53QgX/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671931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kvm3m3FXDsrs02v5rvN4HP5SnLo%3D)
지급받은 옷은 자주색 조끼와 짙은 남색 바지입니다. 처음 입어보는 개량 한복 스타일의 옷이 낯설면서도, 막상 입고 나니 활동하기가 정말 편안했습니다. 무엇보다 내 옷을 벗고 절에서 주는 옷으로 갈아입는 행위 자체가, 사회에서의 지위나 역할을 잠시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의식처럼 느껴졌습니다.
![[경남 산청] 대원사 템플스테이 숙소(방) 내부 & 스님 차담 체험 솔직 후기](https://blog.kakaocdn.net/dna/n1XdV/dJMcah3UJjj/AAAAAAAAAAAAAAAAAAAAAE11uuEfO8obV0ISA80Afppu1CGvj0ueAbo3_IhHBPNP/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671931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U6zGiZTfNuHKcsD3bIQ5VV1KPBg%3D)
2. 낯선 공간에 스며들기: 오리엔테이션(OT)
환복 후에는 처음 방문한 참가자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OT)이 진행됩니다. 절이라는 공간은 그들만의 규칙과 예절이 존재하는 곳이기에, 이 시간은 매우 중요합니다.
- 합장(合掌): 두 손을 모아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인사법의 의미와 자세
- 절하는 법: 몸을 낮추어 하심(下心)을 배우는 올바른 절 동작
- 생활 수칙: 식사 시간, 공양 예절, 프로그램 일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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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산청] 대원사 템플스테이 숙소(방) 내부 & 스님 차담 체험 솔직 후기](https://blog.kakaocdn.net/dna/pTxYy/dJMcabP9ZJu/AAAAAAAAAAAAAAAAAAAAAMzLJqt1d1ATdkk7v70m85WJNTeac_E7gkgOUibuKmTM/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671931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3KCaVmS23sdu6khcVmyE1o8PHL8%3D)
안내문을 받아드니 비로소 "아, 내가 정말 수행의 공간에 들어왔구나" 하는 실감이 났습니다. 불편할 수 있는 규율들이 오히려 마음을 차분하게 정돈해 주는 느낌이었습니다.
3. 스님과의 차담: 결혼에 대한 깊은 울림
OT가 끝나고 사무실 옆(좌측 문) 공간에서 스님과의 차담(Tea Time)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따뜻한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평소 궁금했던 점이나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이번 템플스테이의 하이라이트와도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신혼부부(?)인가 연인분들도 오셔서 같이 차담을 하셨어요. 차담은 필요하신분 요청하시면 되요.

저는 이날 스님으로부터 '결혼할 준비'에 대한 평생 잊지 못할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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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저는 집을 장만하고, 안정적인 직업을 갖는 것이 결혼의 필수 조건이자 준비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스님의 말씀은 제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뜨렸습니다.
"진정한 결혼의 준비란,
밖에서 힘들게 일하고 돌아와 녹초가 되었을 때조차
나만의 휴식을 먼저 찾지 않고 배려할수 있을때. 그리고
내 몸이 힘들어도 가족과 자식을 먼저 생각하고 그들을 위해 움직일 수 있을 때,
비로소 결혼할 준비가 된 것입니다."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했습니다. 단순히 경제적 능력이 아니라, '나'를 내려놓고 '우리'를 위해 헌신할 마음의 그릇이 준비되었는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깊은 생각에 잠길 수 있었습니다. 고민거리나 여쭤보고싶은거 있으시면 이때 물어보셔도 됩니다.
4. 편견을 깬 맛있는 저녁 공양
마음의 양식을 채운 뒤, 배를 채우러 식당으로 이동했습니다. 사실 '절밥'이라고 하면 싱겁고 밍밍할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산청 대원사의 공양은 그야말로 반전이었습니다. (왜 맛있었는지는 3편에 알려드릴게요)
채식 위주의 식단임에도 불구하고 간이 딱 맞았고,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있어 정말 맛있었습니다. 건강하면서도 감칠맛이 도는 음식에 반해, 평소보다 과식(?)하여 밥을 두 그릇이나 비우고 말았습니다. 잘 먹는 것도 수행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했네요.
저녁공양 사진을 못찍었는데 좀 아쉽네요.
5. 산사의 밤, 그리고 아쉬운 별 보기
저녁 공양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다 밤 9시경, 별을 보기 위해 숙소 밖으로 나왔습니다. 저녁 7시쯤에는 별이 제법 보여서 "밤이 깊으면 은하수도 볼 수 있겠다"며 잔뜩 기대했었죠.

하지만 야속하게도 그사이 구름이 몰려와 별들이 많이 숨어버렸습니다. 아쉬움은 남았지만, 가로등 불빛이 드문 산사에서 칠흑 같은 어둠과 고요함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도시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절대적인 정적이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6. 따뜻한 온돌방에서의 하루 마무리
하루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산청 대원사 템플스테이의 숙소는 다양한 형태가 있습니다. 대가족이 머물 수 있는 큰 방부터 소수 인원을 위한 아담한 방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제가 머문 방은 깔끔하게 정돈된 온돌방이었습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외풍을 막아주는 이중창과 따뜻한 바닥 난방 덕분에 훈훈했습니다.

개인용 이부자리를 펴고 바닥에 누우니, 뜨끈한 온돌의 열기가 등 뒤로 전해지며 하루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집니다. 침대 생활에 익숙해져 있었지만, 이날만큼은 이 딱딱하고 따뜻한 바닥이 그 어떤 호텔 침구보다 포근하게 느껴졌습니다.

✍️ 산청 대원사 템플스테이 1일차 요약
- 도착 및 접수: 사무실 접수 후 편안한 수련복(조끼, 바지) 환복
- 핵심 프로그램: OT(예절 교육) 및 스님과의 차담(인생 상담 추천)
- 식사(공양): 기대 이상의 맛!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건강식
- 숙박 환경: 뜨끈한 온돌방과 깨끗한 이부자리 제공
이렇게 산청 대원사에서의 첫날밤이 깊어갑니다. 스님의 말씀대로 '나'를 비우고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을 되새기며 잠을 청해 봅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2일차 절밥 맛집? 자랑하는 아침공양(식사)의 바질페스토와 대원사의 산책로 풍경을 들고 찾아오겠습니다.
절밥 맛집? 산청 대원사 템플스테이 식사(공양) 메뉴 실사: 바질페스토와 아침 산책
산사에서의 밤은 도시보다 길고 깊습니다. 맑은 공기 덕분인지 짧게 자도 개운하게 눈이 떠지는 산청 대원사 템플스테이의 2일차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방문을 열자마자 쏟아지는 그림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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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청 대원사 템플스테이 시리즈 전체 보기
- 1편: 대원사 템플스테이 가는길&소요시간 : 서울 출발 힐링 여행
- 2편: 숙소(방) 내부 컨디션 & 스님 차담과 저녁 예불 후기
- 3편: 절밥 맛집? 건강한 공양 식단(밥과 바질페스토와 잼) & 아침 산책 👈 (Next)
- 4편: 퇴실 시간 & 이불정리 방법과 스님들의 수행공간 탐방
- 5편: 집에 가기 전 필수 코스! 대원사 계곡길 산책
전국 템플 스테이 추천 검색기 - 동네대장 생활연구소
전국 템플 스테이 추천 검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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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산청 대원사 템플스테이 현장 안내문 및 구두 설명.
※ 본 포스팅은 직접 체험하고 느낀 점을 바탕으로 작성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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